자전거 의제
오수보 · 자전거21 사무총장
1. 들어가며
지난 8월 21일 일본산업진흥협회(상해사무소)는 <한국정부:자전거기술개발, 자전거이용촉진 지원>이라는 자체보고서를 내었다. 이 보고서는 「자전거부품․소재통합연구단」 발족과 「자전거등록제」 도입이라는 두 가지 사실을 전달하고 있었고, 자전거등록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자전거이용활성화의 일환으로 자전거의 도난·분실을 감소시켜 이용촉진을 도모할 목적으로 빠르면 내년부터 전국의 자전거를 컴퓨터에서 관리하는 자전거등록제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방범등록제도를 실시하는 일본, 유럽의 사례를 연구하여 표준적인 시행안을 결정한다. 내년에는 4-5개소의 지방자치단체에 시험 운영한 이후 2011년부터 전국적으로 통일된 자전거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등록방법으로 자전거의 고유번호 등을 적은 스티커 부착, 직접 차체에 고유번호를 새기는 방법, 자전거의 특징, 소유자의 개인정보 등을 내장한 전자태그 부착 등 3가지가 있다. (중략)’
그리고 보고서의 마무리는 ‘아직 시행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모든 국민들이 이 제도를 실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보고서는 지난 8월 12일 국내 방송과 신문들의 보도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작성되었다. 결국 우리 언론의 동일한 내용을 재생산한 것에 불과하지만 우리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접한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동일한 내용의 전달임에도 국내 언론은 희망적이고 기대되는 마무리를 하고 있음에 반해, 이 보고서는 제도시행 후 과정까지 중요성을 담고 있는 것이 국내보도와의 차이점이다. 물론 시행에서 정착까지 어려움을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희망적인 기대를 하는 것이 나을지 모르지만 이 제도 시행과정이 순조롭지 못한 경우 우리 언론의 반응은 어떨까?
자전거등록은 자전거이용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도이다. 그래서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 당시부터 비록 권장사항이기는 했으나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시도 하였으나, 지금은 제도가 없어졌거나 유명무실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자전거등록과 관련하여 현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많은 준비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준비 가운데 하나로 우리보다 앞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의 제도시행 과정과 문제점 등을 보고 배우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2. 우리나라 자전거등록제
자전거등록은 1995년 1월 5일 제정된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2조(자전거의 등록)와 제23조(권한의 위임)에 근거를 둘 수 있다. 이 법에서는 자전거를 보유한 사람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자전거를 등록할 수 있으며, 시장·군수·구청장은 자전거등록 업무를 읍·면·동장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자전거관련조례에서 자전거등록에 관한 사항을 정하거나 별도 규정을 제정하여 이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에서도 '시․군․구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조례'의 표준(안)을 작성하면서 자전거의 등록(제17조)을 규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자전거등록을 규정하는 조례는 군포시 등 몇 군데에 불과하다. 제주시의 경우 조례에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제주시 자전거등록업무처리규정'을 별도로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전거등록제는 권장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서울특별시 강동구는 1998년 제도를 도입, 2001년 11,037대까지 자전거를 등록하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되지는 않고 있다. 제주시는 1999년 1월부터 제도를 도입하였고, 자전거 등록은 2008년까지 6,427대이다. 그리고 양천구는 2007년 10월 ‘주민들의 자전거 도난 방지 및 자전거문화 선도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소유자 확인․도난 및 불법매매 예방을 위한 조회 등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청장의 방침에 따라 2008년 3월부터 자전거등록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9년 5월 말 현재 2,190대가 등록되었다. 경기도 과천시, 경상남도 김해시 등도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최근 자전거도난방지를 위한 자전거등록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자전거관련모임이나 사이트를 중심으로 자전거등록을 하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전거등록제도를 조기에 시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다.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에서도 충분한 연구를 거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반영 하겠지만, 자전거등록시 고려점은 단순히 행정적인 업무처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난방지라는 취지이다.
3. 일본 자전거등록제도
3.1 자전거방범등록 준비
1970년 일본의 자전거보유대수는 2,929만대를 기록하였다. 자전거가 증가하면서 자전거의 도난과 방치되는 자전거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자전거의 처리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1975년 자전거보유대수 4,300만대를 돌파하면서 경찰청에서는 자전거 도난의 심각성을 발표한다. 이 발표를 보면 1970년을 기준년도로 하여 1974년까지 자전거보유대수 2,929만대에서 4,215만대로 144% 증가하였고, 도난자전거는 114,687대에서 174,484대로 152% 증가하였다. 도난자전거의 증가율이 자전거보급대수를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도
1970
1971
1972
1973
1974
자전거 보유
대수
2929
3049
3354
3905
4215
%
100
104
115
133
144
자전거 도난
자전거 도난
114687
128155
141193
160409
174484
%
100
112
123
140
152
출처: 경찰청 경찰백서 (1975-2007)이후 1977년, 자전거도난 등을 사회문제로 부각시키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전국적 움직임이 일어나 이듬해인 1978년 10월 3일 도쿄에서 <빈집털이와 자전거도난방지(空き巣及び自転車盗の防止)>를 주제로 도도부현 방범협회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전국방범운동 제1회 중앙대회’가 열린다. 이를 계기로 1979년에는 자전거상조합과 협력하여 도난방지와 자전거도난에 대한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방범등록제도정비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자전거보유대수의 57%에 해당하는 약 2,943만대의 자전거를 등록시켰다. 이는 제도 시행이전에 이미 관련조직을 통해 자전거등록이 상당 수준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3.2 자전거방범등록 도입
자전거도난은 방치자전거문제와도 연계되어 결국 자전거주차장문제로 귀결된다. 그래서 자전거주차장의 정비, 자전거 안전이용촉진 등을 제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80년 11월 25일 ⌜자전거의 안전이용 촉진 및 자전거주차장의 정비에 관한 법률(현행, 자전거의 안전이용 촉진 및 자전거주차장의 종합적 추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 법이 제정되면서 자전거등록을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는 하였으나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장사항이었다. 하지만 자전거등록이 법률에 근거한 하나의 제도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발전된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자전거방범등록에 대한 홍보와 자전거판매업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수용할 것을 독려하는 활동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자동차, 오토바이와 함께 형법범인지건수(刑法犯認知件數)가 증가하면서 도난자전거수도 증가하였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인 1979년 자동차․오토바이․자전거의 총 도난건수는 358,141건, 10년 뒤인 1988년 총 도난건수는 568,706건으로 1979년 기준 159%로 증가하였다. 이에 비해 자전거의 경우 1979년 237,116건, 1988년 325,326건으로 137%증가하였다. 전체도난 건수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편이나 자전거도난 문제는 여전히 사회문제의 하나로 남아 있다.
연도별
1979
1980
1981
1982
1983
1984
1985
1986
1987
1988
총
도난건수358,141
(100)384,902
(107)426,563
(119)464,694
(130)473,741
(132)487,594
(136)490,507
(137)486,067
(136)499,460
(139)568,706
(159)자동차
31,772
32,298
33,452
33,462
34,714
35,319
34,781
34,518
32,951
33,936
오토바이
89,253
106,297
132,309
161,002
177,757
180,339
181,278
171,973
141,325
209,444
자전거
237,116
246,307
260,802
270,230
261,270
271,936
274,448
273,576
295,184
325,326
![]()
출처: 일본 경찰청 경찰백서(1975-2007)
그러나 도난당한 자전거의 회복율에 있어서 1984년부터 1988년까지의 변화를 보면 자전거 도난건수 - 등록자전거 522,313건 미등록자전거 162,550건, 회복건수 - 등록자전거 273,868건 미등록자전거 58,132건이다. 회복율은 등록자전거 51.9%, 미등록자전거 35.9%로 등록자전거의 회복율이 미등록자전거에 비해 16% 높다. 이것은 방범등록제도의 가시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연도
자전거도난
자전거등록
회복률(%)
1984
총
296,237
138,276
46.7
등록
83,127
43,913
49.8
미등록
29,884
11,133
37.3
1985
총
308,833
147798
47.9
등록
91,569
48,853
53.4
미등록
31,015
10,798
34.8
1986
총
322,555
154,182
47.8
등록
107,098
53,424
49.9
미등록
29,985
11,933
39.8
1987
총
345,581
172,338
49.9
등록
111,896
61,445
54.9
미등록
30,727
10,042
32.7
1988
총
347,107
182,348
52.5
등록
128,382
66,233
51.6
미등록
40,939
14,226
34.7
총
총
1,620,313
794,942
48.96
등록
522,072
273,868
51.92
미등록
162,550
58,132
35.86
1991년 자전거도난의 문제는 안전한 지역사회형성을 위한 시책으로, 1992년에는 범죄 없는 사회만들기 시책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3.3 자전거방범등록 정착
1993년 자전거방범등록업무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신속한 업무처리, 창구업무의 합리화, 서비스수준의 향상을 통해 자전거등록율을 높이기 위해 각 도도부현 경찰서 자전거방범등록업무에 전산시스템이 도입되었다. 12월에는 종전의 법명을 '자전거의 안전이용 촉진 및 자전거주차장의 종합적 추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면서 자전거방범등록을 의무화한다. 개정 법률은 1994년 6월 20일부터 시행되었고, 시행에 앞서 6월 6일 국가공안위원회의 규칙으로 '자전거 방범등록을 행하는 자의 지정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었다. 이로써 일본에서는 자전거 구입과 동시에 관할 경찰서에 등록하는 것이 의무규정으로 제도화 되었다.1996년에는 자전거의 방범등록전산화, 1997년에는 자원봉사자와 함께하는 지역안전활동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등록제 완전시행을 위한 추진체계구축의 일환으로 자전거방범등록모델학교가 지정되면서 이 제도는 서서히 정착되기 시작한다. 자전거의 방범등록은 1998년 국내자전거공급대수 8,238,373대 중 등록대수 6,271,458대로 등록율은 76.1%에 달하였다.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2002년 63.7%로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나 점차 회복되어 2007년에는 77%를 기록해 제도의 정착을 알 수 있다.
연도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자전거
도난대
277,448
279,576
295,184
325,326
377,640
390,793
429,447
433,455
430,938
394,850
%
100
102
108
119
138
142
156
158
157
144
형법범총수
대
1,607,697
1,581,411
1,577,954
1,641,310
1,673,268
1,636,628
1,707,877
1,742,366
1,801,150
1,784,432
%
100
98
98
102
104
102
106
108
112
111
![]()
3.4 문제점 분석 및 고려사항
매년 자전거의 방범등록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의무규정으로 전환한 이후 15년이나 경과해서도 80%를 넘지 못해 걱정이 많다. 원인으로 미등록자전거에 대한 벌칙규정 미비를 꼽고 있으며, 제도의 시행범위가 도도부현으로 제한되어 있어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본다.
도난방지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려 자물쇠개발 및 표준화, 방범설비가 정비된 자전거주차장 건설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시․정․촌(市․町․村)에서 도난 등의 신속한 조회, 정보제공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국적인 통합운영체계 전환을 위한 제도 연구, 미등록자전거의 이용제한을 위한 법률개정 등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점들은 우리 역시 자전거등록제도입에 앞서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들이다.4. 한․일자전거등록제도의 비교
4.1 도입 시기
자전거등록제도 도입 시기는 일본이 우리보다 15년 정도 앞서고 있으며, 또한 자전거등록을 의무규정으로 전환하는 시기 역시 15년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국회 계류중인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개정 전제)4.2 사회적 배경
자전거등록제도 추진을 위한 사회적배경이나 제도도입 과정은 많은 차이가 있다. 일본의 경우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1979년 이미 자전거보유대수의 57%에 해당하는 2,943만대의 자전거를 등록하여 관리하고 있었다. 또한 이 제도의 추진을 위해 국민운동차원의 전국규모의 계몽,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전 국민의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쳤으며, 방범등록 대상자전거도 생활 자전거로 일본의 정서와도 일치되었다.
우리의 경우 대부분 자전거동호인 중심으로 자전거등록에 대한 방안이 강구되고 있으며, 대상 자전거 역시 산악자전거 등 주로 전문영역의 자전거라 사회전반에 걸친 호응도는 일본에 비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4.3 주관 부처
제도 시행에 있어 도난방지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나 우리의 경우 동일하다. 우리나라는 행정관리 차원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자하는 데 반해 일본은 철저히 행정적인 관리와 함께 도난에 따른 형사적인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법률 소관이 내각부이고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형식은 우리와 동일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시·군·구 자치단체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도도부현내의 경찰본부가 주관하고 있다. 자치단체 주관으로 본다면 동일 할 수 있으나 자치경찰제도가 시행되지 않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주관부서가 다르다.4.4 등록제 운영
우리나라는 읍․면․동사무소에서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어 관에서 관리하려는데 반해, 일본은 ‘자전거상조합’이라는 민간조직에 위탁하는 형식으로 운영한다. 또한 우리의 경우 자전거등록을 시행했던 지자체 사례에서 등록자전거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본은 대부분 유료로 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지자체가 유효기간을 두고 있다.5. 결론 및 제언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자전거등록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일본의 경우 현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고려 할 사항까지 분석해 보았다. 그러한 것들이 바로 우리가 자전거등록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반드시 짚어보아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전거등록제도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첫째, 관련법령개정 등 제도정비가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행정업무에서 규제 또는 형법적용 가능 업무로 전환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셋째, 제도 시행에 따른 종합적인 지침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지자체별시행을 지양하고 전국을 일원화하는 제도로 추진하여야 한다.
다섯째, 정부 또는 지자체와 자전거관련 민간조직이 협력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여섯째, 자전거주차장 등의 방범관련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일곱째, 제도의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 계몽활동을 전개하여야 한다.참고문헌
국내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주시 자전거 등록업무처리규정 외 양천구 「자전거등록제」시행 관련 자료 외 일본
- 경찰청 경찰백서 (1975-2007)
- 자전거 안전이용의 촉진 및 자전거 등의 주차대책의 종합적 추진에 관한 법률
- 자전거 방범등록을 행하는 자의 지정에 관한 규칙
(사)자전거산업진흥협회 자전거통계요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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